이튿날 아침, 루엔은 왼손의 감각을 확인받고 연습장에 왔다. 전날의 둔함이 남으면 주문을 쓰지 않기로 했다. 세라가 왼쪽 장화 위에 패드 장치를 채웠다. 시험관은 그 발에 체중을 싣지 말고 받침 막대를 쓰라고 했다. 실제로 다친 것은 아니었다. 오래전에 다친 오른팔을 다시 부상자 역할로 부르는 시험도 아니었다.
카이가 이송띠를 들었다. 전에는 동료를 두고 나왔다면서 이번에는 끝까지 같이 갈 수 있느냐고 물었다. 루엔은 시험 끝까지 해 보겠다고 답했다. 한 번의 대답으로 광산의 일을 다른 기억으로 바꿀 수는 없었다. 그는 패드가 장화에 잘 고정됐는지 확인했다.
첫 장애물은 카이의 짧은 바람에 금방 옆으로 밀렸다. 앞이 열렸다는 소리를 듣고 루엔이 받침을 옮겼다. 건강한 발은 흰 칸에 닿았다. 하지만 막대 끝이 낮은 나무 문턱에 걸렸다. 한 발로 급히 뛰어넘으면 패드 찬 발이 반대쪽 나무에 닿을 것 같았다.
“잠깐. 받침 막대가 문턱에 걸렸어.”
카이는 벌써 다음 표식에 가 있었다. 돌아오며 표정이 굳었지만 세라는 루엔부터 보라고 했다. 막대가 걸린 자리를 보고 나서 카이의 걸음이 느려졌다. 그는 지팡이를 내리고 손으로 가벼운 나무를 밀었다. 마법으로 문턱째 치우려 하지 않았다.
“이쪽으로 발 뺄 수 있어?”
“응. 이번엔 보여.”
받침을 빼고, 패드 찬 발을 넘기고, 건강한 발을 옮겼다. 세 동작이었다. 카이는 첫 장애물을 한 번에 치운 만큼의 속도를 그 뒤에서 기다렸다. 이송띠는 루엔을 끌지 않았다. 세라는 선 바깥에서 멈춘 자리와 다시 출발한 자리를 따로 기록했다.
벤치에 돌아오자 시험관이 중단 표시와 장애물 제거 표시를 나란히 놓았다. 앞길을 빨리 연 것은 맞았다. 뒤 사람 상태를 늦게 본 것도 맞았다. 루엔은 장치가 눌렀던 장화의 솔기를 문질렀다. 앞이 열려 있어도 발이 나오지 않으면 따라갈 수 없다는 말을 했다. 카이는 다음에 더 빨리 하겠다는 대신 막대 끝을 보았다.
이번에는 카이의 오른쪽 장화에 패드를 채웠다. 같은 제약이었다. 루엔이 이송띠를 받고 세라는 모서리가 있는 두 번째 통로에 선을 옮겼다. 카이의 은빛 지팡이는 벤치에 남았다. 카이는 빈 손으로 받침 막대를 잡았다. 지금은 길을 치우는 사람이 아니라 건너가기를 기다리는 사람이었다.
루엔은 먼저 발을 딛고 판 하나를 세웠다. 느린 패드 장애물이 옆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그는 카이를 돌아보며 준비됐다고 말했다. 첫 칸으로 오라는 복명이 끝난 뒤에 카이가 움직였다. 판을 놓자 왼손이 비었다. 루엔은 그제야 다음 발자리를 볼 수 있었다.
모서리에서 카이가 멈췄다. 앞에는 다음 표적이 굴러오고 있었다. 카이는 자기는 따라갈 수 있으니 그것부터 치우라고 했다. 루엔은 패드가 모서리 안쪽에 남은 것을 보았다. 첫 광산에서는 뒤를 보지 않고 달려 나왔다. 지금 뒤를 본다고 그때가 지워지지는 않았다. 다만 다음 한 발을 어디에 놓을지는 바뀔 수 있었다.
“발이 아직 모서리 안이야. 넘어온 다음 갈게.”
카이가 빨리 돌아 보려다 장화 끝으로 나무를 건드렸다. 받침을 잡아 달라는 말이 나왔다. 루엔은 안정된 흰 칸에 무릎을 낮췄다. 막대의 밑끝을 받쳐 옆으로 미끄러지지 않게 했다. 이송띠를 뒤에서 잡아당기지는 않았다. 카이는 자기 힘으로 몸을 돌렸다.
“받았어. 천천히 돌아.”
패드 찬 발이 모서리를 벗어났다. 루엔은 잡았던 막대를 놓고 두 번째 자리로 옮겼다. 첫 판은 이미 없었다. 발을 다시 딛고 작은 판 하나를 새로 세웠다. 벽 두 개를 이어 놓은 것은 아니었다. 카이는 이번에는 '알았어'라고 답한 뒤 움직였다.
둘이 마지막 선을 지나자 세라가 길을 막았던 줄을 내렸다. 시험관의 시간 추가 멎었다. 빠른 점수는 나오지 않았다. 대신 중단과 재출발, 두 사람의 귀환이 확인됐다고 했다. 카이는 패드를 풀며 한참 장화를 내려다보았다. 시험을 위해 붙인 부피 하나가 자기 걸음을 그렇게 바꿨다.
“너는 내가 늦어도 보긴 하네.”
“네가 치우는 건 정말 빨라.”
루엔은 대답하며 왼손을 폈다. 떨어져 쓴 두 번의 주문 뒤 손끝이 무거워지고 있었다. 세라에게 말하고 이날의 주문을 끝냈다. 카이는 왜 더 안 하냐고 묻지 않았다. 두 결과표는 한 장으로 합쳐지지 않았다. 빠른 길 열기와 느린 귀환을 모두 가진 표였다.
시험관이 다음 과제를 보여 줬다. 빈 통로 너머의 낮은 틀에 패드 짐 두 개가 걸려 있었다. 셋은 정해 준 관찰 자리에서 설명만 들었다. 머리 위에 짐이 있는 곳으로 걸어 들어가지 않았다. 안전줄을 다시 묶는 인부들이 먼저 장치를 비웠다.
“두 개면 내가 먼저 치워 볼게.”
카이의 말에 루엔은 두 그림자가 놓인 간격을 보았다. 자기 판의 너비보다 멀었다. 오늘은 손을 올리지 않았다. 그 거리를 묻는 일은 다음 날에도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