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이면 철수. 그건 기억해.”
루엔은 줄을 잡고 세 걸음 떨어져 섰다. 오른팔은 몸 가까이 보호해 두었다. 첫 토벌 뒤 다섯째 주, 오늘 할 일은 주문 없이 줄의 뜻을 맞추는 연습이었다.
세라는 벤치에서 줄에 작은 나무 고리를 끼웠다. 고리는 늘어진 가운데로 미끄러졌다.
“말로 아는 것과 손으로 아는 건 달라.”
그녀가 한 번 당기자 고리가 조금 들렸다.
“한 번이면 멈추고 내 쪽 확인. 안 보이면 대답부터 해.”
두 번째에는 짧게 당기고, 기다렸다가 다시 당겼다.
“두 번은 함께 빠져. 먼저 달아나지 말고.”
루엔은 두 번 움직인 줄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겐이 둘 사이에 천 가림막을 놓았다. 아래쪽에는 줄이 지날 틈이 있었지만 세라의 손은 보이지 않았다.
“이젠 얼굴 보지 말고 받아라.”
줄이 한 번 움직였다. 루엔은 멈춰 섰다. 한참 뒤 다른 쪽에서 줄이 팽팽해졌다.
“멈췄어. 그쪽 괜찮아?”
세라의 대답은 예상보다 가까이에서 왔다.
“두 번이었어. 왜 안 와?”
그녀는 벤치에서 물러나려 하고 있었다. 줄이 가림막 모서리에 닿자 가벼운 틀이 루엔 쪽으로 기울었다. 루엔이 발을 옮겼고 하겐이 틀을 붙잡았다. 천이 얼굴 앞에서 멈췄다.
하겐이 가림막을 벽에 눕혔다. 상자 뒤의 줄은 느슨한 굽이를 만들고 있었다. 루엔은 그 굽이를 가리켰다.
“내 손에는 한 번만 왔어.”
“나는 두 번 당겼는데.”
세라가 다시 해 보려고 줄을 잡다가 손을 멈췄다. 왼쪽 다리를 조금 뻗은 얼굴이 찌푸려졌다.
“잠깐. 다리가 당겨. 앉아서 다시 할래.”
루엔은 줄을 내려놓았다. 가까운 의자를 가리키고 물었다.
“발 받침 여기 둬도 돼?”
“응. 줄은 내가 잡을게.”
세라가 자리를 정하는 동안 하겐은 상자를 치우고 발받침 의자도 옮겼다. 루엔은 세라가 고른 위치를 가리켰다. 줄을 감추던 모서리가 사라지자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이어진 길이 보였다.
하겐이 지팡이 끝으로 아까 굽었던 자리를 짚었다.
“처진 줄이 첫 힘을 먹었다. 늘어짐만 없애. 세게 잡아당기진 말고.”
세라가 당겼다. 루엔은 손아귀를 꽉 쥐는 대신 줄의 짧은 움직임이 멎을 때까지 기다렸다.
“한 번. 멈췄어. 잘 들려?”
“응. 지금 두 번. 당기고, 쉬고, 당기기.”
첫 움직임이 손에 왔다.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자 다음 움직임이 따로 왔다. 루엔은 바닥의 철수 표식 쪽으로 물러났다. 세라도 건강한 발을 먼저 놓고 벤치 곁에서 자리를 옮겼다. 줄은 두 사람의 팔을 잡아끌지 않을 만큼만 이어졌다.
세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엔 네가 부탁해. 내가 받을게.”
루엔은 두 번 보냈다. 빨리 끝내려는 마음에 간격이 붙었다. 세라가 손가락 하나를 들었다.
“붙어서 한 번처럼 느껴졌어.”
그는 줄을 놓을 뻔하다가 손가락만 폈다. 다시 쥐고, 느슨한 부분이 없는지 먼저 살폈다.
“처음부터 다시. 한 번 당기고, 쉬고, 한 번 더.”
한 번을 보낸 뒤 세라의 얼굴을 보지 않았다. 줄이 가라앉는 것을 기다렸다가 다음을 보냈다. 세라의 발이 표식 쪽으로 향했다. 두 사람이 같은 자리에 도착하자 하겐은 가림막을 벽에 묶고 자기 지팡이를 짚었다.
“받았어. 다음엔 네가 막히면 보내.”
세라가 말했다. 루엔은 웃으며 손가락을 폈다. 이번에는 줄이 없어도 손바닥에 뻐근함이 남았다.
“왼손도 뻐근하네.”
세라는 벤치를 가리켰다.
“그럼 오늘은 끝.”
루엔은 더 한 번만 해 보자고 하지 않았다. 노트를 무릎에 놓고 사이가 떨어진 선 두 개를 그렸다. 세라는 곁에 늘어진 줄을 그려 지웠다. 힘을 크게 하는 그림은 어느 쪽에도 없었다.
의원에 다음 진찰 날짜를 확인하러 갔을 때 루엔은 노트도 가져갔다. 의원은 예약표를 보고 말했다.
“다음 주에 힘 쓰는 연습을 다시 볼게요.”
아직 연습을 해도 된다는 말은 아니었다. 루엔은 날짜 밑에 선을 그었다. 지팡이는 작업장 선반에 놓아두었다.
돌아가는 길에 세라가 줄을 감았다. 루엔은 노트를 들고 나란히 걸었다.
“이번엔 허락도 두 번 확인할까?”
“의원한테 줄 당기지는 마.”
루엔이 웃자 세라도 입꼬리를 올렸다. 골목을 도는 동안 둘 다 걸음을 재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