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카리온

두 번째 문 · 소설

17장 · 이름 대신 번호

항구 정산 다음 날, 루엔은 접힌 안내문을 광산 보고서 맨 위에 얹었다. 종이 귀퉁이에 생선 비늘 하나가 붙어 있었다. 어제 바구니를 건넬 때 묻은 모양이었다. 떼어 내도 둥근 자국이 남았다. 세라는 이미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린은 공구 두루마리를 들고 길드 계단까지만 따라왔다.

“등록 끝나면 알려요. 난 부교 마지막 검사를 할게요.”

세라가 정찰표 사본을 건넸다. 나린은 그것을 못주머니와 다른 칸에 넣었다. 새 받침을 박았어도 하중 검사는 남아 있었다. 세 사람이 같이 끝낸 일에도 각자 돌아가 확인할 곳이 있었다. 루엔은 자기 손을 한 번 폈다. 항구에서 둔해진 왼손으로 오늘 주문을 보일 생각은 하지 않았다.

접수대 직원은 마을에서 받은 나무 수습패를 먼저 보았다. 광산과 항구의 날짜를 대조한 뒤 새 양식을 밀어 주었다. 현장 수습패는 지역 시험을 통과했다는 증명이 아니었다. 루엔은 빈 칸이 예상보다 많은 종이를 받았다. 직원이 그 옆에 작은 번호표를 놓았다.

“이름이 같은 사람도 있어요. 번호와 이름을 함께 적으세요.”

세라는 맞은편 정찰 접수대를 가리켰다. 그쪽에는 지형과 중단 판단에 관한 그림이 붙어 있었다. 마법사 시험 양식과는 다른 종이였다. 루엔이 같은 시험을 보는 줄 알았다고 하자 세라는 웃지 않고 자기 서류를 들어 보였다. 항구에서 같이 일한 실적이 각자의 자격을 대신해 주지는 않았다.

깃펜을 쥔 루엔은 첫 광산 방문 칸에서 멈췄다. '미완료'라고 쓰면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아래 누가 남았는지가 사라졌다. 그는 그 짧은 말을 지우고 자신이 먼저 나왔다는 문장을 썼다. 오른손목의 황토 천 끝이 종이에 닿았다. 다 나았다는 표시는 아니었고, 예전 일을 떠올리는 천이었다.

“첫 방문은 도주라고 적었네요.”

“동료가 남았는데 제가 나왔습니다.”

돌아온 세라가 그 줄을 읽었다. 지워 달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하겐과 인부들이 자신을 꺼냈다는 별도 구조 기록을 같이 남겨 달라고 했다. 마침 문간에 도착한 하겐이 낡은 기록지를 폈다. 왼무릎 받침은 그대로였고, 계단을 내려온 뒤에는 한동안 문틀에 기대 있었다.

“재도전은 너와 세라, 내가 함께했다. 인부들 구조 기록도 앞에 남겨라.”

직원은 서류를 하나로 뭉개지 않았다. 첫 방문, 구조, 재도전, 항구 회수 실패와 수문 작업을 날짜대로 놓았다. 루엔은 항구에서 잃은 자루가 여기서도 사라지지 않는 것을 보았다. 성공한 마지막 장만으로 사람을 등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두렵다가 조금 편해졌다.

직원은 힘을 쓰는 그림, 손을 들어 멈추는 그림, 사람들이 돌아오는 그림을 차례로 펼쳤다. 개인 점수와 팀 점수는 다른 칸이었다. 개인 점수가 높아도 팀 귀환이 빠지면 현장 허가를 주지 않는다고 했다. 루엔은 귀환 그림에 표시된 맨 뒤 사람을 오래 보았다.

“오늘은 접수와 확인뿐이에요. 항구 뒤 재진을 받고 허락된 힘으로 시험 봐요.”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새 번호표를 받았다고 몸까지 새로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벤치에서 카드를 내보이자 세라가 이름도 적어 두라고 했다. 번호를 잃으면 같이 찾아야 한다는 말에 루엔이 작게 웃었다. 나무패는 버리지 않고 안주머니에 넣었다.

그날은 연습장의 안전줄과 돌아오는 표적만 보았다. 깨끗하게 잘린 나무 테두리에 루엔이 손을 뻗다가 멈추자 직원은 잘리지 않은 받침을 짚어도 된다고 했다. 세라는 줄이 되감기는 자리를 살폈다. 하겐은 울타리 바깥에 남았다.

사흘 뒤, 재진에서 짧은 시전만 허락받고 다시 왔다. 둔하면 즉시 끝내기로 했다. 루엔은 뒷발을 눌렀다. 부드러운 공이 내려오는 동안 왼손을 들었다. 작은 판이 섰고 공이 옆으로 꺾였다. 방향은 맞았다. 그러나 옆 탁자의 시간 추가 그보다 먼저 떨어졌다.

“방향은 맞아요. 시작이 늦었어요.”

루엔이 얼마나 늦었는지 물었다. 직원은 뒤 사람이 한 동작을 더 기다린 만큼이라고 답했다. 숫자보다 그 설명이 크게 들렸다. 누군가 자기 주문을 기다리며 서 있는 동안 위험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더 세게 만들면 나아질 문제도 아니었다.

하겐은 표적 대신 시작 자리를 가리켰다. 빠르게만 하지 말고 자기 시작을 알려 주라고 했다. 세라가 공을 주워 오고 루엔은 지팡이를 무릎에 놓았다. 방벽은 이미 사라졌다. 오늘 확인한 한 번을 반복해서 덮어 쓰지 않았다.

쉬는 사이 옆 시험장에서 바람이 갈리는 소리가 났다. 열린 문 너머로 은빛의 가는 궤적이 표적을 밀었다. 루엔이 아직 문턱을 넘지 않았는데 표적은 옆 칸에 들어가 있었다. 푸른 외투를 입은 청년이 은빛 지팡이를 내렸다.

“다음 표적 주세요.”

루엔은 자기 번호표를 만졌다. 청년의 시작은 들을 틈도 없이 끝나 있었다.

17장 · 이름 대신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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