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카리온

두 번째 문 · 소설

16장 · 돌아가는 물길

갈대턱의 납작한 입이 작은 배 뒤에 닿았다. 세라는 기둥에서 줄을 조금씩 풀어 배를 수로 쪽으로 보냈다. 나린이 문턱 앞을 비우라고 외쳤다. 하겐은 뒤의 평평한 땅에서 예비줄을 받았다. 철수 신호가 오면 줄이 늘어지지 않을 만큼만 잡기로 했다. 루엔은 뒷발로 모래를 누르고 앞발 아래의 판자가 흔들리지 않는지 확인했다.

배가 갑자기 돌아섰다. 물 아래의 그루터기에 선체가 닿았다. 줄을 곧장 당기면 배 옆면이 항구 쪽으로 돌아가는 각도였다. 갈대턱도 배를 따라 방향을 틀었다. 세라는 줄을 당기는 방향을 바꾸며 손가락 하나를 들었다. 루엔은 그 신호를 보고도 배가 돌기 시작할 때까지 왼손을 들지 않았다.

“내가 배를 돌릴게. 너는 턱 옆만.”

“길목!”

작은 청록 판이 납작한 턱의 옆에 비스듬히 섰다. 갈대턱의 몸통은 판 바깥에 있었다. 가슴 전체를 막으려 했다면 루엔이 먼저 밀렸을 것이다. 턱이 판을 스치는 동안 왼쪽 팔꿈치가 떨렸다. 접촉은 짧았지만 힘은 작지 않았다. 동물의 머리가 조금 돌아간 순간 루엔은 손을 내렸다. 판이 사라지자 갈대턱은 뒤로 튕겨 나가는 대신 배 쪽으로 계속 움직였다.

“지났어. 놓을게.”

나린이 두 손으로 뻣뻣한 손잡이를 돌렸다. 수문이 조금 들리고 항구의 물이 옛 수로로 흐르기 시작했다. 세라는 배가 물살을 타도록 줄을 풀었다. 배의 첫 모서리가 문턱을 지났다. 그때 나무 밑에서 낮은 소리가 났다. 문 아래에 갈대 묶음이 끼었다. 물은 열린 틈으로 빨라졌고 문은 더 올라가지 않았다.

나린은 손잡이를 놓지 않은 채 공구 허리띠에서 짧은 갈고리를 꺼냈다. 받침을 확인하던 뱃사공이 표식 있는 자리로 올라와 손잡이를 받았다. 잡는 힘을 묻자 나린은 내려오지 않을 만큼이면 된다고 했다. 손이 비자 갈대를 마른 쪽에서 걸어 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몇 호흡 동안 갈대턱은 좁은 틈 앞에서 멈췄다. 넓은 앞발이 모래에 올라오고 턱이 루엔 쪽을 향했다.

“루엔, 두 번째 자리로!”

첫 판은 이미 사라져 있었다. 루엔은 빈 왼손을 한 번 펴고 뒤의 표식으로 옮겼다. 뒷발을 누르고 앞발을 다시 딛었다. 갈대턱이 짧게 몸을 내밀었다. 그가 두 번째로 손을 들었다.

“길목!”

이번에도 판은 하나였다. 턱 옆을 받쳐 고개가 수로 입구 쪽으로 흐르게 했다. 넓은 물갈퀴발이 젖은 모래를 밀었다. 몸통이 고개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하자 루엔은 더 버티지 않았다. 왼손끝이 둔해지고 있었다. 그는 판을 놓고 철수 말뚝 뒤로 발을 옮겼다. 오른손 지팡이로 다른 주문을 보탤 생각은 하지 않았다.

“왼손이 둔해. 여기서 멈출게.”

세라가 받았다고 답했다. 뒤쪽 줄이 한 번 움직였다. 첫 움직임이 멎고 다시 움직였다. 하겐이 철수 신호를 받았다고 말했다. 줄은 루엔을 끌어당기지 않았다. 세라가 물러설 길을 지키고 하겐이 늘어짐을 받는 동안 루엔은 직접 걸어 나왔다. 무릎을 억지로 쓰며 물가까지 달려오는 사람은 없었다.

수문 앞에서 나린의 갈고리가 갈대 묶음을 들어 올렸다. 뱃사공이 손잡이를 놓치지 않았다. 문이 더 올라가고 맑은 물줄기가 배 옆으로 빠졌다. 갈대턱은 열린 틈을 지나 갈대 웅덩이 쪽으로 헤엄쳤다. 세라는 동물이 더 멀어진 뒤에야 배를 옆의 마른 선착장으로 끌어왔다. 나린은 항아리를 통째로 걷었다. 미끼를 물에 버려 둘 이유는 없었다.

멀리서 작은 납작한 턱 두 개가 성체 쪽으로 움직였다. 셋은 거리를 두고 보았다. 루엔은 저기서 지내면 좋겠다고만 말했다. 항구로 다시는 안 올 거라고 장담하지 않았다. 조용해진 물 위에서 작은 발들이 갈대 사이로 사라졌다.

둔덕에 돌아온 세라가 사람을 셌다. 루엔, 나린, 하겐, 수문 곁의 뱃사공, 그리고 자신. 다섯이었다. 루엔은 왼손을 펴 보였다. 따뜻했지만 감각은 아직 둔했다. 오늘 주문은 끝이라고 먼저 말했다. 나린은 내려간 물높이에 새 선을 그었다. 자루가 돌아온 것은 아니었고 부교도 아직 열 수 없었다. 썩은 받침은 물이 빠졌다고 새 나무가 되지 않았다.

사흘 뒤 새 받침이 들어갔다. 나린과 인부들이 못을 박는 동안 루엔은 땅에서 가벼운 측량줄을 받았다. 세라는 자재를 옮기고 검사 전의 짐을 막았다. 발판 확인을 마치자 작은 생선 바구니부터 건넜다. 상인은 큰 짐은 내일부터라고 했다. 오늘 몇 바구니라도 팔 수 있다는 말에 나린이 망치를 내려놓고 웃었다.

정산 탁자에는 재료비, 화물 손실, 조사와 작업의 품삯을 따로 놓았다. 루엔은 약값을 먼저 떼었다. 세라는 정찰한 몫을 받았고 나린은 못과 공구 비용부터 맞췄다. 연습한 값이 조금 돌아왔다는 루엔의 말에 나린이 못 값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잃은 자루를 성공한 일처럼 지우지는 않았다.

길드에서 온 안내문이 보고서 곁에 놓였다. 현장보고를 받았으며 수습 등록을 원하면 내일 오라는 내용이었다. 루엔이 종이를 들어 읽었다. 세라는 그 아래 정찰 평가 항목을 먼저 발견했다. 같은 종이를 보면서도 두 사람의 다음 자리는 달랐다.

루엔은 안내문을 접기 전에 장부의 실패한 회수 칸을 다시 보았다. 그것도 내일 가져갈 생각이었다.

16장 · 돌아가는 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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