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카리온

지도에 없는 일곱째 길 · 소설

17. 오늘 몫

열두째 날 아침, 나루성 동쪽 창고의 문에는 해 질 무렵 사용 기한이 끝난다는 통지가 붙어 있었다. 서린은 구휼소에서 나온 마지막 하루치 곡식을 온새미 주민 서른두 명 앞에 놓았다. 그날 이후에는 더 받을 배급이 없었다.

“오늘 무거운 돌을 옮기는 집이 더 받는 건가요?” 한 주민이 물었다. 그의 가족은 새벽부터 현장에 나갈 예정이었다.

서린은 배식표와 일손표를 나란히 놓되 겹치지 않았다. “곡식은 창고 규칙에 따라 서른두 사람이 같은 하루 몫을 받아요. 운반과 배수로 일은 자재 거래의 대가라 참여한 시간으로 적고요. 일하지 못한 사람의 몫을 덜거나, 일한 사람이 내일 몫까지 받는다고 약속할 수는 없어요.”

아픈 가족을 돌보느라 일을 못 하는 주민은 그 말을 듣고도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서린은 반박하지 않았다. 불공평하게 느껴지는 까닭은 장부 두 장으로 없어지지 않았다. 대신 오늘 받은 자기 몫을 혼자 둘지, 함께 먹을지 각자 고르게 했다. 열두 명은 곡식 일부를 공동 바구니에 넣었고, 나머지는 집별로 보관했다. 누구도 그 선택을 규칙으로 만들지 않았다.

공동 바구니 앞에 있던 남자는 자기 가족 몫을 넣지 않았다. 아내의 다리가 부어 아이와 함께 천천히 걸어야 해서, 들고 갈 음식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돌을 나르는 일을 맡았지만 식량을 더 달라고 구휼소에 요구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옆에 선 주민은 “우리 집은 오늘 밭일을 못 나가도 아이 둘이 있어요. 같은 양이면 저녁 전에 다 먹을 텐데요”라고 했다. 말한 남자는 그 집을 보고도 자기 몫을 나누겠다고 먼저 제안하지 않았다. 서린은 모두에게 한 번 더 나눠 주거나 누구의 사정이 더 급한지 정하지 않았다.

한 노인이 자기가 받은 빵 반쪽을 공동 바구니에 보탰다. 그것을 본 주민 셋이 따라 했고, 한 가족은 자기 아이가 먹을 몫이라며 그대로 가져갔다. 누군가 “다 같이 먹는 쪽이 맞다”고 말하자 여울이 물었다. “안 넣은 집은 같이 안 하는 거예요?” 아무도 그렇다고 답하지 않았다. 그날의 바구니에는 동의한 사람의 몫만 들어갔다.

이든은 공동으로 보관할 음식에 이름표를 달고, 가져간 집의 몫과 섞이지 않게 빈 자루에 나눠 담았다. 이동 중에 누구의 몫이 사라져도 전체를 다시 배급할 수는 없었다. 식량이 줄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았지만, 나누는 방식까지 한 가지로 정해 둘 필요는 없었다.

이든과 주민 두 명이 수량을 다시 세고, 서린은 서른두 이름을 부르며 응답을 확인했다. 늦게 온 두 사람은 빈자리로 표시하지 않고 기다렸다. 모아는 어깨 통증 때문에 운반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안전선과 하중 표찰을 맡았다. 서린은 그 선택을 일손표에 적었지만 배급표에는 옮기지 않았다.

늦게 온 두 사람 가운데 하나는 아이의 열을 확인하느라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했다. 다른 사람은 새벽 배수로를 살피다 젖은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둘 다 자기 몫이 남아 있는지 물었고, 서린은 이름을 다시 부르기보다 배식표 옆의 표시를 함께 확인했다. 아이는 빵을 받자마자 반을 떼어 어머니에게 내밀었다. 어머니는 한 조각을 받아 들고 나머지는 아이 손에 돌려줬다.

다른 주민은 손에 힘이 없지만 가족이 대신 일하면 자기 몫까지 빚이 되는지 물었다. 라온은 그렇지 않다고 답할 권한이 자기에게 있는지 서린을 보았다. 서린은 창고 규칙에는 가족별 노동 의무가 적혀 있지 않다고 대답하고, 개인적으로 빚을 약속하는 일도 강요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 주민은 낮은 짐을 한 번 옮겨 본 뒤 허리가 아프다며 멈췄다. 아무도 그가 조금 더 할 수 있었을 거라고 쓰지 않았다. 서린은 본인이 고른 표찰 읽기 일을 일손표에 적었고, 아이는 그 옆의 수량을 다시 소리 내어 확인했다.

두 늦은 사람의 몫까지 나간 뒤 오전 배급이 끝났다. 각자는 받은 음식을 이동 중에 먹을지 저녁에 둘지 정했다. 미선의 수레에는 곡식을 싣지 않았다. 자재와 함께 올리면 축 무게가 늘고 음식도 젖을 수 있었다. 걷기 어려운 사람은 먼저 안전한 자리로 이동했다.

라온은 오늘 시험로를 완성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솔등에서 받은 받침돌 여덟 개는 전날 등록길 끝 공터에 내려 둔 상태였다. 오늘 돌가게 마당에서 등록길 끝 공터까지 옮길 것은 자갈과 널판이었다. 등록길 끝 공터를 지나 물받이 앞 작업 구간까지는 모두 손으로 나르기로 했다. “자재의 출처와 실제 쓴 수량을 남기고, 사람이 걸어 확인한 데까지만 길이라고 부르죠.”

공동 바구니에서 빵을 더 꺼내려던 주민은, 넣은 이가 그 몫은 저녁에 함께 먹을 음식이라고 설명하자 손을 거뒀다. 지금 배고픈 사람에게도 줄 뜻인지 바구니에 넣은 이들에게 다시 물었다. 네 사람은 그 몫을 먼저 나누기로 했고, 동의하지 않은 사람은 자기 몫을 그대로 두었다. 공동 바구니의 빵이 줄어도 각 가족이 따로 받아 둔 저녁 몫까지 줄이지 않았다.

“열두 걸음이 생겨도 내일 먹을 양식은 생기지 않아요.” 라온과 미선은 길이 배급을 대신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오늘 정할 것은 옮길 재료와 시험의 끝이었다.

창고를 비워야 한다는 통지는 바뀌지 않았다. 그와 별개로 주민들은 누구와 일할지, 어디서 멈출지 정할 수 있었다. 서린은 마지막 빈 배식 바구니를 장부 옆에 놓고 “오늘 지급 완료”라고 썼다.

배식이 끝난 뒤 한 노인은 받은 빵을 가방 안쪽에 넣었다. 그가 허리춤을 묶는 것을 본 아이가 저녁에도 먹을 거냐고 물었다. 노인은 대답 대신 가방끈을 다시 당겼다. 서린은 그 빵이 공동 몫인지 개인 몫인지 묻지 않았다. 한 사람이 무엇을 남기고 어디에 둘지는 지급을 받은 뒤 그 사람이 정할 일이었다.

라온은 출발 전에 오늘 일에 참여하지 않는 주민에게도 물었다. 한 사람은 아이를 데리고 먼저 작업장 후보를 보러 가고 싶다고 했다. 다른 사람은 창고에 남아 아픈 이웃을 돕겠다고 했다. 운반조는 그들을 기다리는 일을 계획표에 넣었다. 빨리 움직이는 것이 모두가 같은 시각에 출발하는 것과 같지는 않았다.

17. 오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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