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카리온

지도에 없는 일곱째 길 · 소설

19. 등록길의 끝

거래 조건을 적은 뒤 주민들은 돌가게 배수로부터 청소했다. 연수와 지안이 바닥 높이를 표시했고, 만재와 네 주민은 손으로 진흙과 나뭇조각을 걷어 냈다. 무릎이 아픈 주민은 물길이 바뀌는 때를 읽고 표찰을 옮겼다. 누가 삽을 들지 못한다는 이유로 자리를 대신 정하지 않았다.

처음 물을 흘렸을 때 한 줄기가 밭 쪽 낮은 둑으로 향했다. 밭 주인이 손을 들어 작업을 멈췄다. 사람들은 배수구를 다시 막지 않고 바닥의 작은 턱을 찾아냈다. 연수는 경사를 조금 바꾸고, 지안은 물때 자국을 확인했다. 두 번째 물은 밭 경계 앞의 돌받이로 흘렀다. 밭 주인은 흙이 젖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물이 빠지는 동안 밭둑을 따라 걸으며 새로 젖은 자리와 지난 비의 자국을 구별했다. 한 곳은 표면만 어두워졌지만 손가락으로 눌러도 진흙이 묻어나지 않았다. 다른 곳은 이미 물이 스며들어 있었다. 그는 후자를 보며 배수구를 더 깊게 파자는 제안을 거절했다. 더 파면 물이 고일 곳은 줄어들어도 자기 밭으로 내려갈 양이 늘 수 있었다.

만재는 돌가게 마당 쪽에 남은 웅덩이를 작은 홈으로 나누어 빼자고 했다. 주인은 그 홈을 가게 경계 안쪽까지만 허락했다. 주민들은 물을 한 번 더 흘려 보냈고, 두 사람은 각자 책임지는 땅에서 직접 흐름을 확인했다. 밭 주인이 고개를 끄덕인 뒤에야 주인은 자재를 옮기라고 했다. 그 순간을 서린은 거래 완료 시각으로 적었다.

돌가게 주인은 거래표에 배수로 확인 시각을 적고 자재를 내주었다. 서린과 미선은 자갈 열두 자루, 널판 네 장을 함께 세었다. 휘어진 판은 별도 끈으로 표시해 시험 전까지 쓰지 않기로 했다. 솔등에서 가져온 받침돌 여덟 개는 등록길 끝 공터에 이미 놓여 있었다. 출처가 다른 재료를 한 묶음으로 기록하지 않았다.

미선은 빈 수레를 돌가게 마당 안에서 짧게 밀어 왼쪽 축의 유격을 확인했다. 이든은 적재량을 자갈 네 자루로 정했다. 첫 적재에는 자갈 네 자루와 널판 네 장을 묶어 실었다. 만재가 밀고 미선이 방향을 잡았으며, 도윤은 흔들리는 축에 쐐기를 끼웠다. 등록길 끝 공터에 닿자 오른쪽 바퀴가 마른 나무 소리를 냈다. 미선은 수레를 세웠고, 만재도 손잡이에 체중을 싣지 않은 채 짐이 한쪽으로 쏠렸는지 살폈다. 도윤은 쐐기를 뽑기 전에 축 양쪽의 금을 비교했다. 자재를 내린 뒤에도 금은 벌어지지 않았다. 수레는 빈 채 돌가게 마당으로 돌아갔다. 이든은 무게 초과가 아니라 오래된 접합부가 움직이는 소리라고 적었다.

돌가게 마당에서 두 번째 적재에 자갈 네 자루를 실었다. 축은 같은 소리를 냈지만 금은 늘지 않았다. 두 번째 적재분을 등록길 끝 공터에 내린 뒤 수레는 다시 빈 채 돌가게 마당으로 돌아왔다. 세 번째 적재 전 도윤은 쐐기를 더 박으면 소리를 줄일 수 있다고 했지만, 미선은 목재가 원래 홈에서 밀렸는지 먼저 보자고 했다. 쐐기를 풀어 축을 다시 맞춘 뒤 만재가 바퀴 테두리를 살폈다. 소리를 가리는 일과 헐거운 결합을 고치는 일은 달랐다. 세 번째 적재에는 자갈 네 자루를 실었다. 마지막 네 자루를 등록길 끝 공터에 내려 총 열두 자루가 모이자 미선은 수레를 세웠다. 수레는 세 번 모두 돌가게 마당과 등록길 끝 공터 사이의 허가된 구간에서만 움직였다. 이제 그 너머 물받이 앞 작업 구간까지 받침돌 여덟 개와 자갈 열두 자루, 널판 네 장을 손으로 옮기기로 했다. 자갈은 두 사람씩 한 자루씩 맡아 나르고, 무릎이 약한 사람은 표찰과 수량 기록을 맡기로 했다.

수레를 표식 너머로 더 밀자는 주민이 “몇 걸음만 더 가면 손으로 나르는 횟수가 줄어요”라고 했다. 미선은 주민 수레라도 등록길 표식을 넘을 수 없다고 답했다. 주민 몇 명은 해가 기울기 전에 끝낼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수레가 멈춘 표식과 그 뒤로 다시 짐을 들어야 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워했다. 미선은 재촉하지 말라고 명령하지 않고, 등록길의 끝과 손으로 넘겨야 하는 시작을 함께 걸어 확인했다.

수레에서 내린 자갈 자루와 널판, 전날 도착한 받침돌은 손으로 옮길 순서대로 등록길 끝 공터에 두 줄로 나눠 놓았다. 만재는 무릎이 약한 주민이 들 짐을 줄이고, 손을 다친 이는 표찰을 읽도록 역할을 맞췄다. 손 운반 횟수는 작업시간으로 기록하되 개인 배급을 바꾸지 않기로 했다. 운반을 고르지 않은 주민들도 표찰을 읽고 수량을 확인하기로 했다. 움직이지 않은 시간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시간은 아니었다.

등록길 끝 공터에서 물받이 앞 작업 구간까지 긴 널판은 여섯 명이 양 끝과 가운데를 나눠 들었다. 판이 기울면 손을 놓을 수 없어서 바닥을 보는 사람은 앞사람의 발에 맞춰 속도를 늦췄다. 뒤에서 받치는 사람은 모퉁이를 돌 때마다 다음 사람에게 먼저 알리고, 그 사람이 다시 받쳐 들 때까지 손을 놓지 않았다. 한 주민은 평소보다 빨리 걸을 수 있다고 했지만, 돌아오는 길에 손가락을 굽히지 못했다. 그가 쉬겠다고 말하자 서린은 지금까지 든 횟수만 적고 나머지 짐을 다른 조가 자발적으로 나눴다. 다친 손을 감싼 뒤 그는 현장 표찰을 읽는 역할로 바꾸었다.

단은 돌을 나르는 동안 안개 쪽에서 셋, 멈춤, 다시 셋 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누구인지 확인하러 가지 않았다. 대신 지금 옮기는 경로와 소리가 들린 쪽을 다른 줄에 적었다. 시온도 소리가 난 곳을 향해 총을 겨누지 않았다. 모르는 것을 적어 두되, 사람들을 그쪽으로 보내지 않는 것이 오늘의 선택이었다.

마지막 자루가 물받이 앞 작업 구간에 도착한 시각은 해가 낮아지기 전이었다. 모아는 어깨에 힘을 주지 않고 안전선 바깥에서 사람들의 간격을 살폈다. 아이들은 자갈을 옮기는 줄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표찰에 적힌 숫자를 읽고 두 사람이 세는 수량이 맞는지 확인했다. 한 바퀴의 운반이 끝날 때마다 기록 숫자가 늘었고, 아무도 이미 옮긴 짐을 다시 센다고 말하지 않았다.

라온은 자갈 자루마다 출처 표찰이 붙어 있는지 확인했다. 한 자루가 옆으로 굴렀지만 누구도 자기 몫을 다했다고 서두르지 않았다. 수레는 돌가게 마당에서 등록길 끝 공터까지만 움직였고, 사람의 손이 나머지를 이어 물받이 앞 작업 구간에 열두 자루와 네 판을 옮겼다. 늦은 오후가 되기 전에 시험할 자재가 그곳에 모였다.

물받이 앞 작업 구간에 모인 재료 가운데 솔등 받침돌 여덟 개는 전날 등록길 끝 공터까지 도착해 있었고, 오늘 돌가게 마당에서 옮겨 온 것은 자갈 열두 자루와 널판 네 장이었다. 서린은 두 출처의 표찰을 다른 끈으로 묶었다. 지안은 돌을 한 줄로 늘어놓지 않고 물받이 양쪽에 나눠 쓸 수 있게 간격을 재 봤다. 그날 공사에 참여한 주민은 모두 재료를 만져 보았지만, 실제로 놓을 위치는 늦은 오후의 물길을 다시 본 다음 정하기로 했다.

19. 등록길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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