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카리온

지도에 없는 일곱째 길 · 소설

40. 돌아오는 줄

단은 줄을 찾으러 빈 승강 통로로 몸을 넣겠다고 했다. 라온이 바로 막았다. 내려가는 길을 아는 것과 어둠 속에서 걸린 줄을 풀고 돌아오는 일은 달랐다. 시온은 아래에서 올라오는 희미한 불빛을 보았다. 류건의 사람들이 아이 둘과 어른 둘을 낮은 길 끝으로 데리고 간 뒤, 수리공 둘과 함께 다시 왔다. 그중 어린 수리공이 걸린 줄의 위치를 불씨통으로 비추었다. “쇠가 아니라 젖은 마디에 걸렸어요. 위에서 세게 당기면 끊어집니다.”

아래쪽의 수리공 둘은 받침쇠를 다시 올리려고 하지 않았다. 남은 하나를 내릴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중간 선반에서 높은 승강교 쪽으로 이어진 정비 줄을 잠깐 빌리면 사람 한 명을 낮은 돌턱까지 미끄러뜨릴 수 있었다. 그 줄이 빠진 동안 승강교는 한쪽 흔들림을 그대로 받는다. 본대 스물여섯이 아래로 빠졌는지 확인되지 않았다면 라온은 그 줄을 건드릴 수 없었다.

아래에서 류건의 답 신호가 왔다. 주민 스물은 낮은 장터의 임시 쉼터에 닿았다. 회색깃과 운송자 여섯도 남은 식량을 맡아 따라 내려왔다. 앞 수레 두 사람은 누리의 마을에 도착했다는 기주의 종소리도 이어졌다. 본대 쪽 사람 수는 이제 맞았다. 남은 수리공 하나와 일곱의 자리가 문제였다. 류건은 정비 줄을 빌리되 사람이 모두 내려오면 다시 묶을 수 있게 한쪽 매듭은 자르지 말라고 신호했다. 그는 자기 일행이 살아 내려온 뒤에도 위쪽의 길을 버릴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라온은 선반 끝에 앉아 남은 사람들의 이름을 다시 물었다. 가족 넷과 수리공 셋 중 여섯은 아래에 있었다. 마지막 수리공은 자기 이름을 말하고는 “번호가 아니어서 좋네요”라며 입꼬리를 올렸다. 라온은 그 농담을 받아 줄 수 없었다. 아래의 어린 수리공이 정비 줄을 시험할 때마다 위의 매듭이 한 번씩 움직였다. 단은 젖은 부분을 피해 새 매듭을 만들었다. 누구도 남은 줄이 멀쩡하다고 주장하지 않았다. 그저 한 사람의 무게를 걸어 볼 수 있을 만큼 묶었다.

수리공은 자신의 안전줄을 먼저 단의 허리에 매려 했다. 단이 고개를 저었다. “당신이 먼저 내려가야 내가 줄을 풀어 돌아올 수 있어요.” 어린 수리공이 아래에서 줄의 끝을 받겠다고 했다. 중간 선반의 수리공은 마른 장갑 한 짝을 단에게 건넸다. “손을 태우지 마요.” 그는 짐을 놓고 줄에 몸을 실었다. 처음엔 빠르게 내려가다 젖은 마디 앞에서 멈췄다. 아래의 동료가 자기 발로 줄을 당겨 그를 돌턱에 닿게 했다. 수리공 셋 모두 아래에서 서로의 이름을 불렀다. 가족 넷도 답했다. 후미 일곱이 다시 한곳에 모였다.

마지막 수리공이 내려간 뒤에도 단은 줄을 놓지 않았다. 아래의 아이가 그에게 작은 못을 돌려받았냐고 소리쳤다. 수리공은 주머니를 뒤져 못을 꺼내 건넸다. 높은 쪽에서는 물체가 손바닥만 했는데 아래에서는 아이 손에 꼭 맞았다. 가족 중 무릎이 굳었던 어른은 아이에게 기대어 일어섰다. 라온은 그 모습을 보고서야 후미 일곱이 내려왔다는 말이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각자 서 있을 자리가 생겼다는 뜻임을 알았다.

일곱 길잡이의 차례가 왔다. 해나는 낮은 길에서 돌아온 뒤에도 손이 무거웠다. 모아는 방패를 등 대신 줄에 따로 매고 내려보냈다. 도윤은 높은 승강교 연결부를 보았다. 그림자가 돌난간을 넘어오면 세 번째 파워로 그곳을 끊을 수 있을 듯했다. 하지만 아직 단이 위에 있었고, 정비 줄을 묶을 길도 남아 있었다. 도윤은 망치를 내리고 단이 마지막 매듭을 풀 시간을 벌었다. 라온은 노리기로 그림자를 사람 없는 수리 난간 쪽으로 돌렸고, 이든은 총을 쏘지 않고 손을 들어 동료의 사선을 비웠다. 시온은 아래의 불씨를 기준으로 한 사람씩 내려갈 자리를 가리켰다.

라온은 선반에 남은 물통을 챙겨 먼저 내려보냈다. 도윤이 아래로 내려가 줄을 받았다. 단은 마지막에 내려왔다. 그의 장갑은 뜨거워졌으나 손바닥은 벗겨지지 않았다. 금이 간 손잡이를 보자 높은 집 아이가 큰 빵 조각을 가져가던 얼굴이 떠올랐다. 아래에서 어른 둘과 아이 둘이 수리공 셋 곁에 앉아 있었다. 후미 일곱은 모두 살아 있었다. 누리에게 전할 숫자를 이제는 짐작으로 적지 않아도 됐다.

낮은 돌턱에서 류건의 호위가 마른 천을 나누어 줬다. 앞 수레 두 사람이 누리 쪽에 전한 소식과 본대 스물여섯의 도착, 후미 일곱의 귀환은 서로 다른 길로 도착했다. 누리가 들을 종소리도 하나가 아니라 셋일 터였다. 류건은 손실을 적은 종이를 라온에게 보여 주었다. “사람 셈은 당신들이 맞춰 줬어요. 물건 셈은 내가 하겠습니다.” 라온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누가 먼저 누구를 버렸느냐고 묻던 아침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그래도 멈춘 수레와 열린 높은 길을 없었던 일로 쓸 수는 없었다.

하지만 승강교 쪽에서는 그림자가 아직 움직였다. 정비 줄 한쪽을 다시 묶었어도 높은 길 자체는 열려 있었다. 류건이 낮은 장터에서 보낸 사람은 식량 한 자루와 빈 수레 한 대, 높은 난간의 도르래를 잃었다고 보고했다. 해나는 아이의 팔 붕대를 다시 봐야 했고, 이든은 일반탄 일곱 발을 확인했다. 도윤은 사용하지 않은 세 번째 힘이 손에 남은 채 다리의 연결부를 보았다. 류건은 “사람을 내리는 일은 끝났지만 저 길을 어떻게 둘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라온은 그 말에 동의했다. 이번 호송 서른다섯 사람의 길을 지키려면, 내일은 저 열린 길의 대가를 따져야 했다.

40. 돌아오는 줄

이 화를 다 읽었습니다.

다른 작품 고르기 →